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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달리미들 열정, 상암벌 뜨겁게 달궜다
제29회 바다의날 기념 마라톤 대회 성료
역대 최다 인파, 최진수·류승화 하프 우승
하늘도 역대 최다 인원 참가를 축하하듯 그 어느 때보다 달리기 좋은 날씨로 7천여 달리미들을 응원했다.
‘바다의날 기념 마라톤 대회(이하 바다마라톤대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20여 년 넘게 매년 개최되고 있는 바다마라톤대회는 국정 기념일인 5월 31일 ‘바다의 날’을 기념해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움과 동시에 해사안전 및 해상무사고를 기원하기 위해 개최되는 것으로, 최근까지 여의도에서 개최됐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무대를 바꿔 25일 서울 상암 평화의공원 평화광장에서 개최됐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한국해운신문이 주최하고 한국해운협회가 공동주관한 이번 바다마라톤대회는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 한국해양진흥공사, 수협중앙회, 한국해양재단, 한국어촌어항공단이 공식후원했으며, 이외에도 HMM, 팬오션, 장금상선, 에이치라인해운, 고려해운, 한국선급, 대한해운, 현대글로비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부산항만공사, 폴라리스쉬핑, 한국해양재단, 한국해운조합, 동원로엑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KLC SM, 인천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천경해운, 동진상선, 유코카캐리어스, 신성해운, 수협, 위동항운, 남성해운, 한중훼리, 동방, 한국가스해운, KSC SM, 유니코로지스틱스, KSS해운, 세광종합기술단, 케이엘넷, 한국도선사협회, 한국예선업협동조합, 한국해양조사협회, 엔와이케이벌크십코리아, 맥스피드, 싱크로해운, 대영엔지니어링,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우양상선, SM상선, 태영상선, 지엔에스해운, 보양사, 케이씨티시, 하나마린, 한국해사위험물검사원, 혜인E&C, 항도엔지니어링, 범주해운, 한국해기사협회, 전국선박관리선원노동조합, 마샬아일랜드기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항만물류협회, 한성라인, 연운항훼리, 삼익물류, 한국항만협회, 화이브오션, 동영해운, 라이베리아기국, 한국국제물류협회, 팬스타, 부관훼리, 고려훼리, 석도국제훼리, 대인훼리, 위동항운, 한중훼리, 화동해운 등이 주요 협찬사에 이름을 올리는 등 수많은 해운항만물류업단체들이 힘을 보탰다.
역대 최다 인원, 7500여명 참가 대성황
매년 5~6천여명이 참가, 달리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바다마라톤대회였지만 올해는 참가 신청 오픈부터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지되더니 결국 역대 최다 참가 인원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며 대회 시작 전부터 역대급 흥행을 예고했다.
역대급 참가 인파에 장소를 여의도가 아닌 상암으로 바꾼 주최 측의 결정도 신의 한 수가 됐다. 상암 평화의광장 평화공원은 그간 바다마라톤대회가 개최됐던 여의도 너른들판이나 이벤트광장보다 넓고, 또 주차 공간도 이전에 비해 비교적 여유가 있던 탓에 대회 당일 참가자들이 보다 수월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대회에 앞서 양문형 냉장고, 원나잇 크루즈 승선권 등 다채로운 경품 추첨 행사로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다마라톤대회는 해양환경공단 한기준 이사장의 개회선언으로 성대한 막을 열었다. 엘지 트윈스 야구팀 소속 치어리더들의 시범에 맞춰 대회 시작 전부터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평화의광장을 한껏 예열한 달리미들은 해양환경공단 한기준 이사장의 힘찬 개회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열기를 뿜어냈다.
이날 바다마라톤대회에는 한국해운신문 이철원 사장, 해양수산부 송상명달 차관,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최윤희 회장, 해양환경공단 한기준 이사장,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박영안 회장, 한국도선사협회 조용화 회장, 한국해운협회 양창호 부회장 등이 함께 하며 해사안전과 해양강국 도약을 꿈꾸는 7천여 달리미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국해운신문과 공동으로 대회를 주최한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최윤희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바다의 날 마라톤 대회는 바다의 중요성을 온 국민이 가슴으로 느끼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뜻깊은 행사이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해 열기가 뜨거운데 이 뜨거운 성원이 세계속에서 대한민국을 진정한 해양강국으로 만드는 기폭제가 되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해양수산부 송명달 차관은 “바다의날 기념 마라톤 대회는 바다가 가지는 개척정신과 극강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라톤이 그 어느 대회보다 잘 어울린다”고 밝히는 한편 “무엇보다 참여하신 모든 분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한 분도 부상당하는 일 없이 원하시는 기록으로 완주하시고 즐거운 추억 많이 쌓아가시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송 차관은 “5월 31일 경기 화성에서 열리는 바다의 날 기념식을 비롯해 일주일간 ‘바다주간’으로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는데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짧은 개회식을 뒤로 한 채 참가자들은 출발점으로 이동했다. 올해는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풀코스가 없었기 때문에 예년보다 30분 늦은 8시 30분부터 하프코스 주자들의 출발을 시작으로 10km, 5km 참가자들이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출발했다. 특히 이번에는 사상 최다 참가자가 몰린 만큼 10km와 5km 출발 시간 간격을 조금 더 벌렸으며, 10km와 5km의 경우는 두세 그룹으로 나누어 출발하기도 했다.
코스는 세 코스 모두 상암을 기점으로 서울 서쪽으로 향했다. 하프코스는 난지도2문에서 1차 반환 및 한강 다목적운동장 구분에서 2차 반환 등 총 2개의 반환점을 거쳐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으며, 10km는 난지천공원까지는 하프코스와 동일한 코스로 진행됐으나 노을계단 부근에서 반환해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5km는 이보다 더 앞선 난지천공원축구장 부근에서 반환점을 돌아 다시 평화의광장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여름의 초입인 5월 말에 개최되는 바다마라톤대회 특성상 매년 내리쬐는 태양볕과 숨막히는 더위가 달리미들의 기록을 붙잡았으나 올해는 비는 오지 않았지만 유독 흐린 날씨로 그야말로 뛰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가 연출됐다. 참가자들은 예년에 비해 한층 가벼운 표정으로 대회에 임했으며 피니시라인 통과는 출발과 반대로 가장 늦게 출발한 5km코스 완주자들이 가뿐한 표정으로 가장 먼저 도착선을 넘어왔고 이어 10km 코스 완주자들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프코스 완주자들이 가뿐 숨을 몰아쉬며 하나 둘씩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하프코스 우승 기록 1시간 15분 26초
그간 바다마라톤대회는 여느 마라톤 대회와 마찬가지로 외국 마라토너들이 순위권에 항상 포진되어왔다. 그러나 올해 대회는 남녀 하프코스 상위권이 모두 국내 선수들로 채워졌으며, 10km와 5km 등 전 코스 통틀어 외국인 참가자들이 두 명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 참가자들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남자부 하프코스 우승자는 2022년 대회 같은 코스에서 2위를 차지했던 최진수 선수가 차지했다. 최진수 선수는 1시간 15분 26초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남자 하프코스 1위 기록보다는 1분 가량 뒤처진 기록이지만 예전 코스에 비해 업힐 등이 추가된 바뀐 코스를 감안한다면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최진수 선수는 풀코스가 있던 지난 2014년과 2016년에는 각각 3위와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하프코스 우승을 일궈내면서 꾸준한 실력을 유지하고 있어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됐다. 또한 남자부 하프코스 2위는 1시간 15분 42초를 기록한 이승현 선수가, 3위는 1시간 17분 05초를 기록한 정상휘 선수가 차지했다.
여자부 하프코스의 경우 류승화 선수가 1시간 24분 22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직전 대회 여자부 하프코스 우승 기록이 1시간 26분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자부 못지않게 상당히 좋은 기록이 나온 셈이다. 류승화 선수는 남자부 하프코스 1위를 차지한 최진수 선수와 마찬가지로 지난 대회에서 수 차례 입상한 경력이 있을 정도로 바다마라톤대회와는 상당히 인연이 있는 선수이다. 2위는 직전 대회 하프코스에서도 2위를 차지했던 이선영 선수가 본인의 기록을 2분 이상 정도 앞당긴 1시간 27분 14초를 기록하며 2년 연속 2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3위는 1시간 28분 22초를 기록한 정혜란 선수가 차지했다.
남자부 10km 코스에서는 싱가포르 출신의 Ethan Yan 선수가 1위에 올랐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중등학교 학생 운동선수를 위한 스포츠 대회인 ‘ASEAN School Games’에서 싱가포르 대표로도 출전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수준급 실력인 그는 31분 51초라는 준수한 실력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남자 10km 2위는 32분 47초의 랩타임을 기록한 김태권 선수가 차지했으며, 3위는 33분 07초를 기록한 민혁기 선수가 차지했다.
여자부 10km 코스에서는 거의 매년 바다마라톤대회에 빠지지 않고 출석체크를 하고 있는 홍서린 선수가 직전 대회 1위 기록을 무려 7분여나 단축시키는 37분 03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지난 2019년 10km 2위를 차지했던 이윤미 선수가 38분 18초의 기록으로 간만에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위는 40분 13초를 기록한 조민선 선수가 차지했다.
이밖에 아마추어와 일반인 참가자가 가장 많이 참여한 5km 코스에서는 남자부에 STEHLY ADR 선수가 1위, 강기필 선수가 2위, 김청식 선수가 3위를 차지했으며 여자부에는 황순옥 선수가 1위, 이진영 선수가 2위, 위하라 선수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바다마라톤, 이제는 명실상부 국제대회로
어느덧 20회를 훌쩍 넘긴 바다마라톤대회는 규모나 역사적인 측면에서 이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마라톤 대회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 대회에는 많은 외국인 참가자들이 바다마라톤대회를 찾았으며, 특히나 이번 대회는 국내에 일고 있는 마라톤 붐을 증명이라도 하듯 역대 최다 참가인원인 7500여명의 달리미들이 출사표를 던져 해운‧항만‧물류‧조선업계를 넘어 바다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이 함께하는 전통 있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다와 마라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나 참가가 가능한 바다마라톤대회의 가장 큰 장점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바다마라톤대회에는 선수, 동호회 회원들뿐만 아니라 마라톤에 처음 도전하는 일반인 참가자들도 많이 보였다. 이들은 기록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또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추억의 한 페이지를 채우며 바다마라톤대회를 보다 풍성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예년과 같이 가족 참가자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거나 품에 안고, 또는 무등을 태워 결승선을 통과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참가자들 스스로 바다마라톤대회를 본인들만의 축제로 승화시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어느덧 바다마라톤대회가 일부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닌, 말 그대로 국민 누구나 사랑하는 명실상부 국내 대표 마라톤 대회로 자기매김했음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족뿐만 아니라 마음 맞는 이들과 함께 참가해 친구들, 연인과 결승점 통과 직전까지 경쟁을 펼치는 모습은 바다마라톤대회에 큰 힘을 실어줬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모녀 마라톤 사랑으로 유명한 모델 한혜진 씨와 그녀의 어머니가 함께 여자 하프 코스에 참가, 당당히 결승선 테이프를 끊으며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해운·항만·물류·조선업계를 넘어 국내 대표 마라톤대회로 자리 잡은 바다마라톤대회는 풍성한 이벤트로 7천여 달리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 참가자는 “마라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에게 바다마라톤대회는 멸치를 완주 상품으로 주는 일명 ‘멸치런’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유명하다”며 “벌써 20회를 넘긴 전통의 바다마라톤대회가 앞으로도 바다와 관련된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더불어 일반인들에게도 마라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자 대회로써의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바뀐 코스와 역대급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예년과 달리 쓴소리도 나왔다. 매년 바다마라톤대회에 참가해왔다고 밝힌 한 참가자는 “여의도에서 개최했던 기존 대회와는 달리 이번 대회는 상암에서 개최돼 보다 넓은 광장에서 대회를 준비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었으나 워낙 참가자들이 몰리고 또 주로가 군데군데 좁아지는 부분이 있다 보니 여러 코스 참가자들이 한데 몰려 주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참가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코스별로 주로를 달리하는 등 섬세한 운영의 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바다마라톤대회를 주최한 한국해운신문 이철원 발행인은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무사히 대회가 마무리돼 안전을 기원하는 바다마라톤대회의 취지가 잘 살아났다”며 “미흡한 점을 보완해 내실 있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바다마라톤대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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